30년 경력의 영화 마케터가 본 '두쫀쿠' 열풍: 일본 아들까지 줄 세운 두바이 초콜릿 쿠키의 마법
[마케팅 인사이트] 30년 경력의 영화 마케터가 본 '두쫀쿠' 열풍: 일본 아들까지 줄 세운 두바이 초콜릿 쿠키의 마법
며칠 전,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작은 아들과 통화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아들이 요즘 "두쫀쿠 파는 가게를 알아보고 있다"며, "꼭 한번 먹고 싶다"는 말을 하더군요. 처음 듣는 '두쫀쿠'라는 생경한 단어에 마케터로서의 직감이 발동했습니다. 대체 무엇이기에 일본에 있는 아들이 이토록 열광하는지 찾아본 결과, 이것이 한국에서 시작된 강력한 K-컬처 트렌드이자 현재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나아가 두바이 본토까지 역수출되는 새로운 현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30년 넘게 영화 마케팅을 했던 영화 마케터였습니다. 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박사 과정에서 문화콘텐츠학을 공부하며 뼛속까지 마케터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비록 논문 제출 후 유방암 판정으로 학위의 마지막 매듭을 짓지는 못했지만, 세상을 읽는 마케터의 시선만큼은 여전히 살아있다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는 저보다 일본 직장에 있는 아들이 먼저 노래를 부르는 이 열풍. 직접 먹어보기도 전에 국경을 넘어 들려온 이 현상의 이면에는 현대 마케팅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구전 마케팅(Word-of-Mouth)**이 절묘하게 녹아있다는 생각에서 오래 묵혀놓은 전문가적 시각을 발동시켜 보았습니다.
1. 비주얼 텍스처와 '글로벌 알고리즘'의 승리
과거의 쿠키가 맛 중심이었다면, 두쫀쿠는 **시각적 물성(Materiality)**을 강조합니다.
본래 '두껍고 쫀득한 쿠키'의 줄임말인 두쫀쿠는 르뱅 스타일의 두툼함과 떡 같은 식감을 지녔습니다.
한국에서 시작된 이 열풍은 이 '압도적 비주얼'의 SNS 짧은 영상(Short-form)으로 언어의 장벽 없이 알고리즘을 타고 일본 젊은 세대의 눈을 즉각 사로잡았습니다.
2. '쿠케팅'이 만든 자발적 갈증과 희소성
아들이 가게를 따로 수소문해야 할 만큼, 두쫀쿠는 일본 내에서도 아무 데서나 흔히 살 수 없습니다.
특정 수량만 판매하는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은 소비자가 정보를 스스로 찾아 나서게 만듭니다.
온라인 티케팅만큼 어렵다는 '쿠케팅'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되고, 줄을 서서 획득했을 때의 성취감이 다시 SNS 인증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바이럴 구조를 만듭니다.
3. 평범한 쿠키의 화려한 변신: '두바이 초콜릿' 이미지의 결합
제가 이번 현상에서 가장 주목한 마케팅의 핵심은 기존의 형식에 새로운 콘텐츠를 입힌 '이미지 브랜딩'입니다.
기존의 '두껍고 쫀득한 쿠키'라는 익숙한 베이스에, 최근 글로벌 열풍인 **'두바이 초콜릿(카다이프+피스타치오)'**이라는 강력한 IP를 결합했습니다.
평범할 수 있는 디저트가 '두바이'라는 이국적이고 럭셔리한 이미지를 입으며, 소비자들에게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지금 가장 힙한 글로벌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두쫀쿠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전환점입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소개한 **'두바이 초콜릿(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초콜릿)'**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되었습니다.
-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두쫀쿠 특유의 쫀득함과 카다이프의 바삭함, 그리고 두바이 초콜릿의 이미지가 결합하며 지금 아들이 주목하는 '역대급 유행'이 완성된 것입니다.
4. K-컬처의 확산과 ‘시차 마케팅’의 묘미
이번 두쫀쿠 열풍은 단순히 일본만의 인기가 아니라 한국에서 검증된 트렌드가 일본으로 전이된 K-컬처 확산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현지의 핫한 대화: 아들의 말에 따르면, 일본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어느 카페에서 두쫀쿠를 살 수 있는지"가 가장 핫한 대화 주제라고 합니다.
트렌드의 시차: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는 유행이 한창 무르익어갈 무렵, 일본에서도 두똔쿠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마케팅적으로 볼 때, 한국이라는 테스트 베드에서 검증된 콘텐츠가 시차를 두고 해외로 뻗어 나가며 수명을 연장하는 **'트렌드 역수출'**의 힘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예전에 비해 시차간격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는 바이럴 마케팅의 특징으로 확산속도와 폭이 빠르고 넓다는 장점을 그대로 반영하는 현상입니다.
마케팅 전문가의 한마디: 타겟의 제약을 뛰어넘는 바이럴의 힘
저는 사실 당뇨가 있고 초콜릿의 카페인에도 예민한 편입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평소 이런 디저트는 철저히 멀리해야 하는 '비(非) 타겟' 소비자인 셈입니다.
하지만 그런 저조차 "도대체 어떤 쿠키길래 일본에 있는 아들까지 줄을 서나?" 하는 호기심에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게 만듭니다. 제품의 기능적 효용이나 개인의 신체적 제약마저 무시하게 만드는 강력한 사회적 동조 현상, 이것이야말로 바이럴 마케팅의 최고 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정한 마케팅은 광고판이 아니라, 사람들의 대화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아들이 한국에 오면, 제 건강이 허락하는 선에서 그 '구전의 실체'를 '한입만으로' 직접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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